라이프로그


버려진 아기고양이 구출기 by 트로와바톤

일요일 저녁. 다이나물군과 함께 crymax네 집에 놀러갔다가 저녁식사를 하러 남포동에 갔습니다. 식당에서 식사를
하던 중, 어디선가 계속 고양이가 우는 소리가 들렸습니다. 식사를 마치고 바깥에 나가보니 새끼 고양이 한마리가
가로수 밑에서 울고있더군요. 조그만해서 제대로 찾지 않으면 잘 안보일 정도였습니다.
처음에는 야생 고양이인가 싶었는데 사람들이 지나가면서 쓰다듬어도 가만히 있고 털 손질이나 항문 청소도 잘
되있는걸 보니 아무래도 유기 고양이(암컷)였던것 같습니다. 사람들은 그저 귀여워하기만 하고 아무도 데려가지를
않더군요. 마음이 아파진 저와 다이나물, crymax군은 고양이를 데리고 남포동 주위를 돌아 다녀봤습니다.

버려진 고양이를 주워보는건 3명 다 처음이라 당황했습니다. 어떡하나 싶어서 이리저리 돌아다녀봤지만
동물병원들도 전부 진료시간을 넘긴지라 맡아주지를 않더군요. 다이나물군이 자기 동네쪽[개금쪽]에
25시 동물병원이 있다고 해서 급한 마음에 택시를 타고 가봤지만 역시 문은 닫혀 있었습니다. 자기가 버려진줄도
모르고 신나게 돌아다니던 녀석이 더욱 안쓰러웠습니다. 집에서 키울수 없을까 고민했지만 3명 모두 부모님의
반대로 키울 수도 없는 상황. 마지막으로 유기동물보호센터에도 연락을 취해봤지만 영업시간이 지났다는 안내방송...
고민하던 저희는 결국 특단의 조치로 저희 집에 데려오기로 했습니다.

*사진은 클릭하면 원본 크기로 보실 수 있어요

계속 고양이 고양이라고 부르기도 뭣해서 이름을 홀리 나이트로 붙여두었습니다. 셋 다 범프 노래를 좋아해서...
뭔가 사망플래그가 선 이름이지만 무시해주세요...



집에 들어오자마자 물을 먹여줬습니다. 낯선 집에 오니 당황하는 기색이 역력했지만 그래도 물을 주니 허겁지겁
잘 마시더라구요. 이동하면서 먹인게 소세지 한개 뿐인지라 집에 있던 소시지를 더 주었습니다.


조금 안심이 되기 시작했는지 이리저리 돌아다니면서 뛰어노는 홀리 나이트. 구석지고 어두운 곳을 좋아해서 계속
서랍장 밑으로 들어가더군요 ㄱ- 꺼내느라 고생했습니다.

저는 동물을 별로 키워본적이 없는지라 놀아주기 담당은 홀리 나이트와 같이 묵기로 한 crymax군이 수고했습니다.



오오 crymax군 고양이 조련 MAX랑께...

일단 조금 놀아주다가 혹시나 하는 사고를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홀리 나이트의 발톱을 깎아주기로 했습니다.
근데 역시 야생의 본능인지 엄청 몸부림을 치더군요. 자기도 아파서 제대로 가려운곳 긁지도 못하면서 깎아준다니
무지 싫어해요;;; 거진 1시간이 걸려 발톱을 모두 깎는데 성공! 




깎아주는 동안 제가 안고있고 crymax군이 발톱을 깎아줬는데 제가 쥐고 있어서 따뜻했던 모양인지 피곤한 모양인지
꾸벅 꾸벅 졸다가 자버리더군요. 우리들이 얼마나 고생하는지도 모르면서...ㄱ-

결국 그렇게 잠든 홀리를 두고 저는 큰방에서 crymax와 홀리는 제 방에서 재웠습니다. 나중에 들었지만 새벽 1시쯤에
홀리가 crymax가 자고있던 침대속으로 들어왔더군요. 어우 깜찍한 시키...

다음날 홀리를 본격적으로 보호를 하기 위해 전 아침 일찍 출근해서 휴가를 쓰고[...] 집으로 돌아왔습니다. 그리고
강서구에 있는 유기 동물 보호센터와 해운대구에 있는 병원에 둘다 전화를 해봤지만 강서구는 통화중. 해운대구는
자기 관할이 아니라고 안된다고 하더군요. 결국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구청에 전화해보니 다행히도 유기 동물을
신고하면 구조대원이 와서 회수를 해간다고 하더라구요. 마음이 한결 편해졌습니다. 이름과 연락처, 주소등을 말해주고
구조대원이 오기전까지 홀리와 시간을 보냈습니다.



알겠으니까 구석은 이제 좀 그만 들어가 이녀석아... 어머니가 나가시고 넓은 거실로 들어가니 계속 더러운 소파밑으로
들어가더라구요. 결국 저는...



이게 다 너를 위한거란다... 라는 심정으로 작은 상자에 넣어주었습니다. 계속 밖으로 나오려고 발버둥 치더라구요...
그러니까 구석에 들어가지 말라니까...


근데 나중에는 마음에 들었는지 스스로 안으로 들어갈 정도... 너 변덕 무지 심하다 홀리 나이트...


그래도 나중에는 좀 얌전해져서 안쪽에도 안들어가고 가만히 잘 있더군요. 물과 소세지를 좀더 먹이고 막 뛰어놀더니...




결국 마지막은 소파밑이냐!!! 라는 내 맘은 몰라주고 곤히 잠에 빠졌습니다.


금새 잠들었나 싶었더니 그렇지도 않더라구요. 다시 일어나서 이리저리 돌아다닙니다만...역시 구석본능...


crymax방에 데려다주었더니 이불속으로 쏙 들어가고는 거기서 다시 잠들어버렸습니다... 얼마만큼 잠을 자야 속이
편하겠냐...

홀리 나이트가 잠에 빠지고나서 얼마뒤에 구조대원분이 연락을 주셨습니다. 생각보다 빠른 이별에 당황했지만,
양쪽을 위해서라도 홀리나이트는 보호소로 가야했습니다.


제가 마지막으로 찍은 홀리 나이트의 사진... 좋은 주인 만나야할텐데....마지막에 제 품에 안겨서 안타까운듯 울던 홀리.
가슴이 조금 먹먹해져왔습니다.

집 1층에서 기다리던 구조대원에게 맡기니 바빴던 모양인지 몇마디 말도 못나누고 떠나버렸습니다. 마지막으로 본
모습은 같은 아기 고양이와 함께 우리 안에 들어가는 모습이었습니다.

정말 고양이 한마리때문에 이런 고생 저런 고생 많이했지만 생명의 소중함을 여실히 느꼈습니다. 저희 세명이 홀리를
안주웠다면, 홀리는 어떻게 되었을까요...

지금 마지막 걱정은 홀리의 주인이 1달 이내에 나타나지 않으면 홀리는 안락사를 당한다는 것입니다. 한달이면
긴 시간이지만 그래도 세상이 이렇다보니... 좋은 주인 만날수 있도록 기도하고 있습니다.

덧글

  • 납게 2011/06/21 03:17 # 답글

    으앜 기절 o<-<

    집안 여건만 되어준다면 받아키우고싶은데 집이 병원이랑같이있어서

    불가하네요 ㅠㅠ 진짜 꼭 좋은주인분 찾길빕니다.....
  • 트로와바톤 2011/06/21 03:19 #

    ㅇㅇ 계속 기도하고있어요. 마음이 무겁습니다
  • 하이디시스 2011/06/21 05:12 # 삭제 답글

    으아 귀엽다...

    꼭 좋은 주인 만나서 안락사 안되기를...
  • 트로와바톤 2011/06/21 09:13 #

    내가 쟤한테 먹인 소세지가 몇개인데! 라는 마음은 농담이고 생명은 살아야지...
  • 그네소년 2011/06/21 07:35 # 답글

    저런 희대의 귀염둥이를 대체 누가 버린 겁니까 ㅠㅠ
  • 트로와바톤 2011/06/21 09:14 #

    아직 어리고 모든게 신기하기만 한 아이일텐데... 좋은 주인 만났으면 좋겠어요
  • 라욘하트 2011/06/21 08:13 # 답글

    부산 유기동물보호소에 맡기신건가요? 거기 요즘 난리가 났던데...
  • 트로와바톤 2011/06/21 09:14 #

    각 구청 밑에도 유기동물을 보호했다가 한꺼번에 한군데[강서구쪽]로 모으는 시설이 있다고 합니다.
    일단 홀리는 거기 맡겨진거 같아요
  • 삼두표 2011/06/21 08:48 # 답글

    거기 밥을 안줘서 보호동물들 굶겨죽인다고 까지 하더군요.(인터넷 잠깐 검색해보면 나옵니다.)
  • 트로와바톤 2011/06/21 09:15 #

    저도 홀리를 보내고나서야 알았어요... 큰일 없어야할텐데...
  • 흑곰 2011/06/21 08:57 # 답글

    냐옹아~ 꼭 좋은사람 만나렴 ㅇㅅㅇ/
  • 트로와바톤 2011/06/21 09:15 #

    좋은 사람 만났으면 좋겠습니다 ㅜㅜ
  • erisa 2011/06/21 09:26 # 답글

    으앜 긔엽긔! 그나저나 저 냥이 이름에서 알 수 없는 눈물이 막 흐릅니다...왜일까요?
  • 트로와바톤 2011/06/21 09:47 #

    홀리 나이트는 마지막에 행복해졌잖아요. 부디 저 고양이도 그렇게 됬으면 좋겠습니다
  • KUAI 2011/06/21 09:49 # 답글

    아.. 고양이 키우고 싶은데 가족 반대가 심함 ㅇ<-<..
    홀리 긔엽긔... 좋은 주인 만나길ㅠㅜ
  • 트로와바톤 2011/06/21 09:52 #

    ㅇㅇ 니가 저녁에 전화왔을때 홀리 발톱깎이고 있었음
  • 고접 2011/06/21 13:28 # 답글

    정말로 안타깝네요. 그런 곳으로 보내진 거의 모든 고양이는
    운이 없으면 1주 안에, 좋은면 2-4주안에 안락사 당합니다.
    사실 그냥 막 죽이는 경우도 있죠.......ㅠㅠ

    그냥 다음부터는 데려와서 인터넷에 글을 올려서 개인 입양을 보내는것이 좋습니다.
    그냥 홀리 좋은 곳으로 편히 갔으면 합니다....ㅠㅠ
  • 트로와바톤 2011/06/21 13:50 #

    일단 급한 마음에 구청에 연락해서 조치를 취했습니다. 10일이내에 인수가 안되면 안락사를
    시킨다고 하더군요. 그 사이에 인수가 되지 않으면 제가 일단 데려오기로 했습니다.

    하마터면 홀리가 안락사 당할뻔 했어요 좋은 정보 감사합니다
  • 2011/06/21 13:52 # 답글 비공개

    비공개 덧글입니다.
  • 트로와바톤 2011/06/21 14:29 #

    지금 아직 보호소에 안보냈다고 하던데... 빨리 데려와야겠군요 ㅜㅜ
  • 엘레시엘 2011/06/21 14:15 # 답글

    홀리나이트라면 K의 그...? 어쨌거나 좋은일 하셨네요. 좋은 집사 만나야 할텐데..
  • 트로와바톤 2011/06/21 14:29 #

    윗분들 말을 들으니 불안해져서 내일쯤에 데려올 생각...
  • noname 2011/06/21 14:16 # 삭제 답글

    지금이 고양이들이 몸을 푸는 시기라 보호소에도 아기 고양이들이 많을 거에요;
    그렇다보니 나쁜 경우 보호소에서 10일 기다리며 일일이 입양시키지 않고
    그냥 안락사시켜버리는 경우도 있더라구요.
    지금이라도 데려오셔서 블로그를 통해 입양 시키시거나 상황이 안되시면
    대신 임시보호하며 입양자를 찾아줄 분을 구해보시면 어떨까요?
    네이버 고양이라서 다행이야 카페 탁묘(임시보호)글 올리시면 구하시기 어렵지 않을거에요.
    다음 냥이네 카페와 싸이월드 괴수고양이 클럽도 있구요.
  • 트로와바톤 2011/06/21 14:30 #

    네 구청에 연락해서 데려올수 있도록 조치해두었습니다. 최대한 빨리 데려올 생각입니다
  • 아이오로스 2011/06/21 15:15 # 답글

    꼭 좋은 주인만나서..
    편지를 입에 물고 달릴수 있게 되면 좋겠네요..
  • 트로와바톤 2011/06/21 15:27 #

    네 마지막에는 원작과 다르게 행복하게 잘 살수있으면 좋겠어요
  • 빛나 2011/06/21 15:35 # 답글

    감사합니다. 사료필요하시면 보내드릴수있으니 언제든 말씀하세요
  • 트로와바톤 2011/06/21 15:37 #

    아 감사합니다. 일단 사료는 집 밑에 동물 병원에 문의해볼 생각이에요 도움 주신다니 감사합니다
    뭔가 문제가 생기거나 궁금해지면 블로그에 들리겠습니다
  • powdersnow 2011/06/21 19:22 # 답글

    으앙 완전 귀엽네요. 데려오고싶은데 사정이 안되서 응원만 하고 갑니다.
  • 트로와바톤 2011/06/22 09:26 #

    응원이라도 해주시면 정말 감사하겠습니다 ;ㅂ;
  • 란지엔 2011/06/21 20:38 # 답글

    데려오신다니 다행이네요. 으음. 보호소보다 이쪽이나 다른 좋은 냥이카페쪽을 알아보시는게 좋을거같아요. 아깽이들은 그나마 입양이 잘되는 편이니.
  • 트로와바톤 2011/06/22 09:27 #

    어제 고양이 까페에 가입했어요 이제 가입승낙 기다리고 주인 찾아줘야할텐데...
  • 비천랑 2011/06/22 09:09 # 답글

    으으 데려오신다니 다행입니다 이후 이야기도 보고싶네요..
  • 트로와바톤 2011/06/22 09:27 #

    제가 키우긴 힘들겠지만 최대한 좋은 주인에게 갈수 있도록 노력해봐야겠습니다
  • 캣맘 2011/11/03 23:53 # 삭제 답글

    매일 밥주는 냥이들이 많이 있는데
    요즘 가지못하다가 오늘 갔는데
    새끼들이 2-3마리 있더라구요..
    못먹고 있어서 힘들어 보이는데 집에 데리고와서 먹이좀 주고싶은데
    어떡할까요?ㅜ 어떻게 데려오셨어요??
  • 트로와바톤 2011/11/04 09:34 #

    네이버까페 고양이라서 다행이야(http://cafe.naver.com/ilovecat)이나 이글루스의 고양이 밸리를
    돌다보면 먹이를 주는 방법이 나와 있을겁니다. 날씨가 점점 추워지고 있으니 따뜻한 모포같은거
    준비해주면 좋을듯 하구요. 억지로 어미와 떼어놓기보다는 새끼들이 먹기좋은 캣푸드를 소량 덜어서
    그곳에서 직접 먹이는게 좋다고 개인적으론 생각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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